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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영화영상인연대, 반복되는 검열과 갑질의 광주문화계 진단 집담회 개최
기사입력  2021/06/21 [13:09]   김남현

 

광주영화영상인연대, 반복되는 검열과 갑질의 광주문화계 진단 집담회 개최

 

(사)광주영화영상인연대(이사장 김지연)은 최근 광주문화예술계에 근절되고 있지 않는 공공예술기관의 검열과 갑질에 대한 집담회를 오는 6월 24일(목)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광주독립영화관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집담회》 제목은 <블랙리스트와 미투 이후 - 반복되는 검열과 갑질의 광주예술씬>이다.

 

2016년 10월 지난 정권 시절 국가기관의 반정부 성향 문화예술인들을 배제하는 광범위하고 치밀한 블랙리스트 사건을 계기로 시민들의 촛불시위가 벌어졌음에도 현 정권에서도 책임자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과 진상규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가기관의 블랙리스트 지시를 처벌할 수 있는 <예술인의 지위 및 권리 보장법>은 아직도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전국민을 떠들썩하게 한 2014년 대한항공 땅콩 회항사건의 ‘직장내 갑질’ 사건, 2018년 서지현 검사의 직장 내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며 사회전체로 확대된 ‘미투’ 운동, 외국인 노동자와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들에게 떠넘겨지는 ‘위험의 외주화’ 등은 위력과 지위에 의한 갑질문화가 여전히 비일비재함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광주 학동 재개발 붕괴 참사 역시 당연시되어온 갑질과 하청문화의 연장선으로 봐야 한다. 그럼에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누더기가 된 채 통과되었고, <차별금지법>은 국민청원 10만명이 넘어섰지만 국회와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무엇보다 시대의 가장 소외된 곳에서 배제되어 온 사람들의 목소리와 함께해 온 광주 문화예술계는 이러한 사태 앞에서 떳떳할 수 있는가? 최근 광주문화예술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광주가 더 이상 버림받은 자들을 품어주던 민주주의의 소도가 아님을 비통한 심정으로 목격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2014년 광주비엔날레 20주년 <세월오월> 작품 검열과 2019년 광주시립미술관 정유승 작가 전시 배제 사태에 이어 연이어 터지는 공공예술기관의 검열과 갑질 논란은 광주문화예술계의 고질적인 병폐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지난 5월에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위탁 기관인 아시아문화원이 5·18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의 일대기를 그린 하성흡 작가의 작품전을 준비하면서 작가의 동의 없이 작품을 훼손하고 검열한 홍보물을 만들고 논란이 일자 실무자의 실수라고 사과 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이에 아시아문화원과 광산구청의 안이한 태도에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정상화시민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가 진상 규명을 위한 공동조사단을 구성하기에 이르렀다.

 

영화분야는 독립영화 및 지역영화를 총괄하고 있는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와 한국영상자료원(이하 자료원)에서 일어났다. 영진위는 공금을 부당하게 유용한 전력과 이를 거짓말로 무마하고자 한 인사를 사무국장으로 선임하였다. 또, 자료원은 2020년 12월 정기이사회에서 한 인사가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둥글고 둥글게>(장민승 감독,2020)에 대한 예산 지원을 ‘정권 홍보용’이라 하고, 차후에는 ‘탈정치화하고 지속가능한 영상물’이길 바란다는 발언을 했다.

 

이는 부산국제영화제의 2014년 <다이빙벨>(이상호 감독, 2014) 상영취소로 문화예술계에서 가장 거세게 분 영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해 국가기관인 영진위와 영자원의 인식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처참한 사례이다. 특히 지원금을 집행 관리 감독해야할 영진위의 사무국장이 공금을 유용한 전력에 휘말린 인사라는 점은 공공기관에 만연한 모랄헤저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광주시립극단 객원 단원들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노동인권 침해 문제는 지난 4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가 제출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는 2017년 광주시립극단과 광주연극협회 회장의 보조금 횡령사건을 계기로 광주시 주도로 진행된 광주시립극단 운영 정상화가 현장에선 전혀 작동되고 있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지난 비엔날레기간 불거진 광주비엔날레 사태는 518 정신의 문화적 전승을 목표로 창립된 문화예술기관이라고 보기 힘들정도로 비민주적인 갑질 행태가 폭로되었다. 아직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이미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문화예술계는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재단 대표와 측근의 전횡으로 직장내 갑질과 보복성 인사조치, 재단 조직 사유화는 가장 민주적이고 창의적으로 운영되는 곳이라 믿었던 비엔날레 조직의 무능함과 시스템의 부재를 낱낱이 드러냈다. 현재 비엔날레 사태에 대해 광주시는 출연기관이 아니라면서도 문체부와 합동감사를 시행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집담회는 총 네 명의 발제와 종합토론으로 구성된다.

 

먼저, <공공예술기관과 검열 1 : 아시아문화원(전당)의 끝나지 않은 검열>은 임인자(독립기획자, 소년의서 대표)가 맡는다. 임인자 대표는 2013년부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을 준비하던 아시아개발원부터 현재 아시아문화원까지 광주의 국립예술기관에 만연한 검열과 갑질 사례를 발제할 예정이다.

 

두 번째는 <공공예술기관과 검열 2 : 왜 다시, 혹은 지금도 블랙리스트인가?>로 정윤희 문화민주주의 실천연대 공동운영위원장이 맡는다. 정윤희 위원장은 영진위 블랙리스트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개선과 후속조치 쟁점을 중심으로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해 영화 분야에 초점을 맞춰 발제를 한다.

 

세 번째는 <공공예술기관과 예술가 : 광주시립극단의 노동인권침해와 성희롱 사건>은 장도국 프리랜서 배우가 지난 시립극단에서 벌어진 계약직 단원들에 대한 갑질과 성추행 등의 문제부터 이후 대응과정에 대한 발제를 맡는다.

 

네 번째는 <공공예술기관과 실무자 : 광주비엔날레 부조리> 에서는 지난 4월 폭로된 광주비엔날레 사태에 대한 일지를 중심으로 비엔날레 사태 전개과정과 공공예술기관의 노동자 문제에 대한 이슈들을 발제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종합토론은 좌장으로 장연주(정의당) 광주시의원을 중심으로 네 명의 발제자와 토론 및 객석의 질의 응답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집담회를 주최하는 (사)광주영화영상인연대 김지연 이사장은 “현재 광주 영화씬은 영화조례 제정과 영화센터 건립 등 제도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정도 제도화가 된 다른 예술 장르들이 처한 제도와 현장의 괴리감으로 인한 문제점들을 사전 학습하는 차원에서 기획” 했다.

 

또, “무엇보다 장르 구분 없이 같은 문화예술계 구성원으로써 예술가, 실무자, 활동가 들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집담회는 서로 뒷말만 무성한 광주예술계가 아닌 서로의 영역을 인정하며 미래지향적인 담론을 만들어” 내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이번 집담회를 개최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번 집담회는 여전히 진행중인 사건들이 대부분이라 사건에 대한 팩트 중심의 발제와 현장에서 요구하는 재발방지와 대응책을 공론화하기 위한 집담회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현장 참석은 50명까지 제한되며, 사전 예약으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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